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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둘만 한거

무진장의 유래

by 안광승 2016. 3. 31.


우리나라 전라북도 사람들은 ‘전라북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동북쪽의 산간지방을 흔히 ‘무진장’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무주군  진안군  장수군의 머릿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지형·지리적으로 공통점이 많고, 그에 따른 생활과 문화에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한 묶음으로 묶어 부르는 것이겠다.


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가장 강한 끈은 아무래도 지형적인 요소가 되겠다.

여기 ‘무진장’ 지역은 소백산맥의 줄기에 둘러싸인 고원지대다.

이를테면 장수군은 땅의 평균 높이가 430m에 이르고, 진안군의 경우 전체 면적의 80%쯤이 산지로서 땅 넓이는 전라북도에서 완주군 다음으로 넓지만 경작지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아 거꾸로 꼴찌에서 두번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도내에서 경작지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 바로 무주이니 이곳들을 ‘전라북도의 지붕’이라 부르는 까닭을 수긍할 만하다.


그 가운데서도 무주는 소백산맥이 남으로 달리다가 우뚝 멈추어서 이루어놓은 큰 산, 덕유산(1,614m)이 있어 이래저래 그 삶과 문화가 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처지이다.

예컨대 덕유산 언저리에서 볼 수 있는 귀틀집과 초가집을 절충한 형태의 말집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주거양식이다.

이 덕유산 줄기가 북쪽으로 잦아들면서 이룬 골짜기가 구천동계곡이다.

무주, 하면 금세 따라붙는 구천동 바로 그곳이다.

장장 70리에 뻗친 구천동계곡은 무려 33경을 꼽을 만치 경치가 아름답고 골이 깊다.  그 골이 시작되는 곳에 절이 있으니 백련사다.

비록 절은 덕유산의 너른 품에 어울리지 않게 대단할 게 없지만, 그곳을 거쳐간 인물들의 발자취는 그리 녹록한 게 아니다. 까닭에 구천동 33경을 차례로 헤아리며 그들의 삶을 곰곰이 곱씹어보기에는 그다지 모자람이 없는 곳이 백련사다.

 

무주의 동쪽은 경상북도 김천시, 경상남도 거창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소백산맥이 그 사이에 가로놓인 탓이다. 그것이 지금은 이렇게 경상도와 전라도를 나누는 도계에 지나지 않지만 예전 삼국시대에는 바로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다.

덤덤히 서 있는 나제통문은 천 년도 더 지난 그때, 백제와 신라 사람들이 오가던 일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아울러 나제통문은 구천동의 제1경으로 꼽히니, 거슬러 오르는 쪽에서 보면 구천동의 시작이기도 하다. 무주에 덕유산이 있다면 진안에는 마이산이 있다.


마이산은 작은 우리 국토가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다양한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자연유산이면서 거기에 사람의 숨결과 손길이 닿아 이루어진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 마이산의 속살 깊숙이 자리한 탑사는 금세기에 이루어진 불가사의이자 우리가 잃어버린 신화를 찾아가는 작은 이정표이다.


출처(진안·장수·무주:답사여행의 길잡이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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