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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사진

월평공원의 청설모 / 안광승

by 안광승 2011. 9. 18.

 

                                     이 사진은 지난 겨울에 월평공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월평공원의 청설모 / 안광승

 

 

 

 몇 년전 나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금연을 단행했었다.

그리고 얻은 것은 정상 혈압은 되었으나 몸무개가 10kg이상 늘어나100kg를 상회

하는 비만으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평생을 축구와 함께 살아온 나는 뱃살을 빼기위한 운동을 할 만큼 다해 보았지만

축구로 뱃살빼기는 관절 부담으로 역부족이었고 여러가지 방법을 찾던중 나에게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인 운동은 매일 아침 월평공원에서 도솔봉쪽으로의 산행이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되어 이제는 나의 습관처럼 돼 버렸다.

 

셋째주일인 오늘도 변함없이 아침일찍 집식구와 집을 나섰다.

밤새  은행알들이 떨어진 소로길은 은행열매의 쿠리하며 향긋한(?)  냄새가 가을

 바람에 날려와 나의 코를 자극하며 가을아침의 신선함을 알려준다.

 

월평공원 입구에는 아침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평소보다 배는 많았고 햇밤 파는 아주머니가 양푼이그릇에 햇밤을 가득담아놓고  한그릇에 5천원씩 팔고있었다.

우선 한그릇을 사서 차에 실어놓고 햇밤 몇알을 주머니에 넣고 산을 올라가면서

우리는 햇밤의 떫고 고소한 맛을 즐기며 산길을 걸어 올라갔다.

 

 

(위 사진에 있는 벤치)

 

벌써 우리가 매일 앉아서 쉬는 밴치까지 와서 흐르는 땀을 닦고 숨을 가다듬으며  쉬고 있는데, 그때 우리 머리위 소나무에서 청솔모 한놈이 나무를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있고 우리앞에서는 어떤 등산객 혼자서 열심히 밤송이를 한개를 까면서

  "저놈 먹으라고 까주는거에요" 하며 청솔모쪽으로 밤을 던저놓고 가 버린다.

 

청솔모는 그 밤을 봤는지 못봤는지 연실 왔다갔다 하며 그 밤을 까먹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을 너무도 안타깝게 했고 나는 성의없이 그 밤을 던지놓고 간 등산객을 고마운 분이기는 하지만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배가 고픈 청솔모는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의 발밑까지 와서도 그 밤을 발견하지못하고 우왕좌왕하는데  그때 나와 눈이 마주친 청솔모의 새까만 눈은 너무나도 귀엽고 애처로웠으며 간절히 먹을 것을 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식구한테 이렇게 제안했다. 

"우리가 자리를 피해주고 잘보이는 이벤치위에다 밤을 놓아 안심하고 먹게하자"

하니까 "그래" 좋다고 한다.

나는 깨끗한 밤송이를 주워다가 그 밑에 우리가 가져간 밤을놓고 청솔모의 눈에 잘띠게 위장(?)해 놓고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까만눈의 청솔모야  배곮지말고 다가오는 겨울 잘지내거라"

 

산을 내려오면서도 청솔모가 그 밤을 잘먹기를 기도했고

목사님의 설교시간에도 목사님이 청솔모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랬다.

 

그리고 지금 나는 집에서 찐밤을 까먹으며 그 까만눈의 청솔모를 생각한다. 

 

 

                                                                 글씀...안광승  

 

 

 

 

 

 

 

 

 

 

청설모(靑鼠毛)청모라고도 하며 쥐목(目 Rodentia) 다람쥐과(科 Sciuridae) 포유동물

이며 유라시아의 삼림·공원 등에 서식합니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미끄러운 줄기도 잘 기어오르며, 가느다란 가지 위에서도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는 등 나무 위에서 살기에 알맞은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체들 사이에 색깔의 변이를 보여 적갈색·갈색·검은색 개체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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