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 광 승 카 페
나의 글 ,사진

대전둔산전자타운은 건재하다/안광승

by 안광승 2012. 9. 2.

 

 

 

상쾌한 새벽바람을 가르며 달려간 월평공원은

벌써부터 부지런하신  분들이

먼저  나와 운동을  하고 계신다.

 

모두 잠도 없으시나...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예쁜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나를  반기고 있다.

나도 이런 것들을 반기며 바삐 걸어올라 갔는데 도저히 더는 못가겠다.

어젯밤 친구들과 밤늦도록 먹은 것(?)이 뱃속에서 무리를 이르킨다.

 

벤취가 있는 야산에 올라 체조 약간하고 스트레칭 약간하고

적당히 다시 밑으로 내려오는데, 저 멀리 산숲에서는

야호~ 하고 고함 지르는 사람, 나무를 움켜 쥐고 몸부림 치며 엎어치기

연습하듯 나무를 못살게 구는 사람,

예쁜 강아지를 데리고 올라가는 사람 등...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90대의 할아버지가 운동하는(위사진)모습..

 

오늘 나의 아침운동은 이것만으로 충분했고 마음에 수련을 쌓게됬다.

또한 많은 것을 깨닳게 해 준다.

지금까지 내가 그토록 애지중지 해 왔던 둔산전자타운의 현실은

지금 얼마나 암담하고 처절한가...목이 메어 말을 못하겠다.

백지를 검다고 하는데도 법은 멀고 모두들 무관심이니 가슴이 아리다.

 

그러나 오늘 저 할아버지의 아침운동 모습의 교훈은

나의 마음을 편하게 가라 앉혀 주신다.

"니가 있는데 뭘 걱정하니

 너는 차분히 그리고 천천히 추진하는 특기가 있잖니 모두 너를 믿는다."

"할아버지 네 알았습니다.

 바삐 서두르지 않을께요 곧 법원의 판결이 있겠죠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가벼웠고 희망이 넘친다.

 

                                           글씀...안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