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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표팀 최상의 조편성

by 안광승 2012. 4. 25.

7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오른 한국 축구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스위스-가봉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거두절미, 최상의 조다. 올림픽 축구 조추첨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의 '축구성지' 런던 웸블리에서 열렸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김태영, 이케다 세이고 코치와 함께 조추첨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우울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국제축구연맹이(FIFA)이 조추첨을 앞두고 톱시드를 깜짝 발표했다. 개최국 영국이 A조,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멕시코가 B조, 남미와 유럽 올림픽 최종예선 챔피언 브라질과 스페인이 각각 C조, D조에 포진했다. 통상 개최국만 톱시드에 배정하고 그 외는 대륙별로 순환으로 조를 배정한다. 이례적인 조치였다. 대한축구협회는 "각 시드 배정국의 조별 배분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FIFA가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 외에는 난적이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최근 "개최국 영국이 가장 껄끄럽다. 브라질도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북중미 또는 유럽팀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과 만난다면 최상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영국은 설명이 필요없다. 런던올림픽은 '축구종가'의 안방이다. 홈이점을 누린다. 올림픽의 가장 큰 관심 종목이 축구다. 영국이 고무돼 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1960년 로마올림픽 이후 52년 만에 단일팀을 구성한다. 기술 축구의 대명사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 후보다. 유로 2008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제패한 스페인은 현재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희망의 빛이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첫 출전한 한국 축구는 8차례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역대 최고성적은 8강(2004년 아테네올림픽)이다. 만만하게 볼 상대는 없지만 조별리그 통과의 청신호가 켜졌다.

올림픽 축구는 7월 26일 문을 연다. 홍명보호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멕시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FIFA 랭킹 20위 멕시코(한국 31위)는 북중미의 강호다.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뛰어나고 조직력이 잘 갖춰져 있다. 단기전에도 강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멕시코에 기분좋은 추억이 있다. 64년 전 올림픽 첫 승 제물이 멕시코였다. 당시 5대3으로 승리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무승부(0대0),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1대0으로 승리했다. A매치는 3승2무5패로 열세지만 올림픽 본선 3차례의 대결에서 2승1무다. 변수는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다. 멕시코는 맨유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4·별칭 치차리토)를 발탁할 계획이라고 한다.

2차전 상대인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8위로 B조에서 가장 높다. 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우수하다.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유럽지역 최종예선에서 스페인에 이어 2위(4승1패)를 차지했다. 아킬레스건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이다. 올림픽대표팀간의 역대 전적에선 한국이 1전 1승을 기록했다. 빠른 스피드로 스위스의 뒷공간을 파고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베일에 싸여있는 가봉은 다크호스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함 몸놀림을 자랑한다. 최종예선에서는 3승1무1패로 아프리카 1위를 차지했다. FIFA 랭킹은 42위로 가장 낮지만 어디로 튈지 모른다. 한국과의 역대전적은 없다. 높은 벽은 아니다.

올림픽 축구는 16개팀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후 각 조 1, 2위가 8강에 오른다. 8강전부터는 단판 승부로 최후의 주인공을 가린다. 홍명보호의 고지는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메달이다. 첫 단추는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