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 광 승 카 페
축 구

윤상현의원,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

by 안광승 2012. 11. 7.


국회의원 윤상현 조선일보 DB

깜짝인물이 등장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50)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물밑에서 축구협회장 도전을 위해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 '친박'의 핵심인물인 윤 의원은 현재 박근혜 대선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고 있다.

정치인의 축구계 등장은 새롭지는 않다. 신익희(제7대·1948~1949년), 홍성하(제8, 10, 11대·1949년, 1950~1952년), 윤보선 전 대통령(제9대, 1949~1950년) 등이 축구협회장을 지냈다. 1993년 축구협회장에 오른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현대중공업 오너)도 당시 재선 의원이었다. 그는 16년간 한국 축구를 이끌다 2009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인천시축구연합회장인 윤 의원은 평소 축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음달 19일 대선이 끝난 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윤 의원의 출마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는 정치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단번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여러차례 대권을 꿈꾼 정 회장도 축구가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윤 의원의 꿈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세상이 달라졌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순수한 의도든 아니든, 정치와 축구는 공존할 수 없는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거치면서 권력에 기댈 필요가 없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연간 예산이 1000억원으로 자립경영이 가능하다. 거듭된 실정으로 차기 회장 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조중연 회장은 월급을 받았을 정도로 재정 구조가 탄탄하다. 정서상으로도 거리감이 있다. 축구인은 물론 팬들도 정치인 축구협회장에게는 반감이 있다.

선거 무대도 이방인에게는 녹록지 않다. 축구협회장은 시도협회장 16명과 협회 산하연맹 회장 8명 등 24명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과반수의 표(13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선거는 내년 1월 열린다. 제51대 회장 선거에선 당시 민주당 현역 국회위원이었던 강성종 전 경기도축구협회장이 출마했지만 중도 포기했다. 그는 "앞으로 나설 때가 있고 멈춰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며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대한축구협회의 선거제도와 경쟁 후보의 추천서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득권 집단의 횡포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참여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스포츠맨십'을 기대했던 것은 너무도 순진한 착각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한 후 판을 떠났다.

현재 축구협회는 여전히 'MJ(정몽준 명예회장)'의 영향력하에 있다. 차기 선거에 대비한 여권, 이른바 'MJ계'의 교통정리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회장(50·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출마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반MJ 진영에서는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2009년 1월 조중연 후보와 맞대결해 10대18, 8표차로 졌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MJ쪽에서 놀랄 정도로 선전했다. 당시는 축구협회의 특권인 중앙대의원(5표) 제도가 존재했다. 허 회장은 사실상 불가능에 도전했고, 10표를 얻은 것은 이변으로 평가됐다. 중앙대의원 제도는 2010년 폐지됐다. 환경이 달라진 데다 축구협회의 연이은 실정으로 허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