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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밥상 (진수성찬) / 안광승

by 안광승 2010. 11. 29.

 

 

 

 

시골밥상 (진수성찬) / 안광승

 

얼마전인가 이천에 살고계시는 큰아버지를 뵙고 돌아오는 길에 들린

어느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어찌나 음식이 깔끔하고 정갈하고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이 글을 써 본다.

 

이 글을 읽고 한번쯤 가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식당 주인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아마도 저를 홍보부장으로 채용

겠다고 그러시겠습니다.

 

 

저의 큰집은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인데 오랫동안 뵙지못했던

큰아버님을 뵙고 인사드리려고 집식구와 같이 들리게 되었다.

원래는 큰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서 외롭게 지내시는 큰아버지를

모시고 저희 부부가 점심식사를 같이하려고 갔던 것이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1시가 다 되어서 도착하게 되었다.

큰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점심식사를 모시겠다고 했더니 아뿔사~!!!

이미 교회에서 식사를 하셨단다.

큰어머니가 몇년전 돌아가신후에 아마도 외로움을 달래시려고 근처에

있는 교회를 다니시게 된 것 같았다.

속으로는 외로움을 덜수 있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처럼 시간을 내서 효도한번 해보려고 했던 것이 수포로 되어

버린게 서운하기도 했지만 전날 금산에서 산 인삼이라도 드릴 수 있어

그나마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큰집을 나서 대전 집으로 향했다.

 

 

돌아올때는 덕평IC로 진입하여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는게 좋을 것 같 

아서 지산스키장 청강대 입구를 지나 덕평 IC를 거의 다 왔는데  어느산

어귀를 돌아가는곳  저만치에 식당이 몇군데 보인다.

식구보고 저기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자고 하니까 좋다고 해서 그쪽으로

차를 돌렸는데 어느식당을 선택할까 잠시 의논끝에 합의된 식당이 바로

주변경치와 어울리는 "돌솥시골밥상" 이란 식당이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지나서일까 식당안은 썰렁하였다.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앉아서 메뉴판을 보니 시골밥상 1인분에 6000원이

고  추가음식이 간장게장 6000원, 불고기 6000원이었다. 

추가음식이 뭐냐고 물으니 시골밥상에다가 추가해서 먹는 음식이란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간장게장을 추가해서 주문을 했다.

 

곧 종업원이 파전하나를 덜렁 내려놓고 가길래 시장한김에  먹어치웠다.

 

잠시후 종업원이 "남기실까봐 조금씩가져왔는데 모자라면 더주문하세요'

하며 내려놓는 반찬을 보고 눈을 다시 떠보았다.

넓은 상위에 여러가지 반찬이 가득한데 어려서 시골에서 먹던 산나물과

집고추 담근거랑 두부전 호박전, 펄펄끓는 된장찌게와 조기구운거 등등

거기에다 추가음식 간장게장이 나오니 놓을 자리가 없다.

먹을게 많으니까 소주도 한잔 생각나길래 반주로 소주한잔도 곁드렸다. 

조금씩 담은 반찬은 곧 떨어지고  더 주문을 하면 하는대로  더 갖다준다.

들기름으로 무친 시골내음의 나물은  짜지도 않은면서 적당히 간은 맞았

고  모든 반찬이 소주안주로도 훌륭하다.

간장게장 뚜껑에 밥을 비벼먹는 맛은... 아! 정말 맛있다.

집식구가 나보다 더 좋아한다.

 

또 젊은 종업원은 활발하고 친절하였다.

먹는데 정신을 쏟다보니 어느새 식당안에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속으로  이런 식당은 한번 온 손님이 꼭 다시 찾아올거란 생각을 하면서

식당을 나서는데 종업원이 "다음에는 더욱 잘해드리겠다"며 명함한장을

주고 "부족한 것 없었느냐"고 또 묻는다.

 

"대만족"이라고 대답하며 식당을 나서는 나의 발길은 아주 가벼웠었다.

 

 

                                                                      글씀.....안 광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