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 광 승 카 페
나의 글 ,사진

암에 대한 공포

by 안광승 2009. 3. 23.

 

 

            암에 대한 공포 / 안광승

 

 

 

 

 

 

요즘처럼 암에 대한 관심이 유난스러운 때도 없을 것이다.

 

 

 

신문이나 TV를 보면 우리나라에 암 발병률이 세계 몇위이고 남,녀는 어떻고

무슨,무슨 암이 사망률 몇위라며 높은 관심과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젊은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들은 강건너 불구경 하듯 남의 일이라고 무시하며

별관심이 없는듯 하다가도 자기몸이 조금만 불편하면 혹시 암이 아닐까 걱정

하며 병원을 찾고 전문서적을 들여다 보는등 난리를 피우게 된다.

 

나는 그런 일들을 볼때 마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거늘 "뭘그리 걱정을

하고 있나" 하며 돌아서서 비웃음을 지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도 그심각한 암에 대한 공포가 엄습해 올때가 있었으니

지금도 그당시 기억을 떠올리기만 하면 오싹해 지며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내가,우리 상가조합 이사장 이자 최대 보증인 으로서 조합에서 추진 사업이던

공동판매 사업이 실패으로 심각한 경제적 큰손실을 보고 실의에 빠져 있던

어느 겨울 이였다.

그날 아침도 평생 좋아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운동장에 나갔다.

원래 날이 추울때는 해딩페스(머리로 공을받아 연결시키는 행위)를 않하는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해딩페스를 했다,, 순간 머릿속이 온통 바늘로 찌르는듯한

느낌을 받고 한동안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아 있었다.

그 일이 있고난후 눈밑 어느 한부분이 시야에 들어오질 않는 것이었다.

약국에서 안약을 사서 아무리 눈에 넣어도 낫질않고 마찬가지 였는데 그약국

약사가 안약으로 치료될것 같지 않으니 안과병원을 가보라고 한다.

 

하는수 없이 시내 어느 안과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여러가지 사진도 찍고, 검사를 하고 한참동안을 기다렸더니 원장실에서

들어오라고 한다,, 들어가서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원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머리속에 혹이 생겼습니다 "

" 네에~? 그럼 뇌암이란 말 입니까~? "

원장이 고개를 떨구며 90 % 확정적 이라 한다.

이 두마디가 전부였다,, 원장이 큰병원으로 가보라며 소견서를 직접 써준다.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나오는 나에게 " 기운 내세요 기적을 바라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병원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나와서 하늘을 보며, 이제 저하늘 보는것

마지막이 되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큰병원으로 가기전에 생각이 필요했다.

차를 수침교옆 뚝방으로 끌고가 차안에서 조용히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

보았는데 결론은,, 어려워진 가정형편에 내 병까지 식구들 에게 알려지면

천덕꾸러기로 내동댕이 쳐저 내 신세가 너무 가여워 질꺼란 결론이 났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대로 조용히 지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가 어느 산속이나 들어가 혼자 조용히 죽음을 맞으리라 하고 생각 하니

그동안 머릿속에서 기억되던 어린시절 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모든삶

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어려서 부터 외갓집으로 큰집으로 혼자 떠돌아 다니며 눈칫밥을 얻어먹고,

누구하나 내편 들어주는 사람없는 대가족중 에서 이리 채이고, 저리 차였던

내신세가 너무 불쌍했고, 돈많이 벌어서 남부럽지 않게 잘~살았었던 기억,

또 사업에 실패하고 단칸방에서 4남매 이끌고 고생하던 그런 것 들이 영화

필름 지나가듯 생생히 기억되며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내가 저 세상으로 떠나면 다시는 못볼 가족들과 친구들을 생각하니 더욱더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다.

 

집에 들어가선 조용히 TV만 보며 아무말도 않했다.

아침에 출근 한다고 나와서 갑천변이나 사정공원에 가서 하루를 보낸다.

그래도 우리식구들 중에 나에게 제일관심이 많은 사람은 큰딸 뿐이다.

집에 전화해 보니까 출근 했다는데 어디냐고, 왜 가게 에는 안나오냐고,

수없이 휴대폰을 해댄다.

하는수 없어" 나 암 걸렸으니 찾지마라" 하고 말하며 울음을 터트려 버렸다.

큰딸이 울며불며 아버지 지금 어디냐고 울부짖으며 선병원 에서 만나자고

그 병원으로 지금 빨리 오라고 한다.

 

살기 위한 욕심일까? 그래 한번 가보기나 하자 는 생각으로 병원엘 갔다.

온식구들이 전부 모여있었다,, 모두 걱정스러운듯 나를 쳐다보며 M.R.I 촬영

부터 해야 한다 며 예약을 해 놨으며 다음 차례라고 한다.

한시간 정도 촬영이 끝나고, 신경과 과장의 진료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의자

에 앉아서 내이름 부르기만을 기다리는데...

 

의사가 암이라고 결정하면 화장실 간다 하고 사라져 버릴까?

어떻게 해야할지 갈파를 잡을수가 없었다.

 

 공포와 두려움이 내가슴을 얼마나 세게 두드리는지 혹시 그 소리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되며, 떨고 있는 내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여서

식구들 에게 걱정이나 끼치지 않을까, 별별 생각을 다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가 염라대왕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식구들은 고개를 떨구고 있고 침묵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윽고 신경과 간호원이 내이름을 부른다.

우리 식구들이 다 들어오려 하자, 처와 자식 두사람만 들어오라고 해서 처와

큰딸 두사람만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과장이 사진 여러장을 걸어놓고 설명하기 시작 하는데, 머릿속 가는 핏줄을

하나 하나 지적하며 비교해 주었다.

결과는 머릿속 실핏줄 하나가 충격으로 파열 됬는데  이유는 혈압 높은것 이

제일큰 이유 라고 하며 파열된 핏줄에서 출혈을 빨리 멈추게 해야 하니 빨리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물었다 " 암은 아닙니까?"... "네~ 암은 아닙니다"

이 두마디가 내 인생에, 이세상 어떤말 보다도 반가웠던 말이었었다.

그날은 의사와 간호원이 30분마다 체크 하는통에 한잠도 자지 못했었다.

 

그후 나는 완치 됬으나, 대신 매일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고혈압 환자가 됐고

벌써 5년째 혈압약을 계속 먹고있다.

 

지금도 그날의 그기억은 암을 앓고있는 모든 암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은 됐으나 내가 할수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마음 으로 나마 빌어본다.

 

"이세상 암투병 생활 하시는 모든 환자들의 쾌유를 빕니다."

 

 

 

 

 

 

'나의 글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의 뜻은?  (0) 2009.04.06
[스크랩] 귀여운 안수아, 안지훈  (0) 2009.03.25
전국 6대 전자상가 였던 대전 둔산전자타운  (0) 2009.03.07
영조 임금  (0) 2009.02.07
安(안)자의 의미  (0) 2009.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