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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학범 성남감독

by 안광승 2008. 11. 30.

         

           무명의 현역 시절 핸디캡을 극복하고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으로 성남 감독으로 K-리그를

           호령한 김학범 감독의 퇴장은 축구계의 많은 교훈을 주면서도 쓸쓸해 보였다.

 

 

어느새 제 검은 머리에서 흰 머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30대 장년에 들어와 불혹의 나이를 성남에서 다 보냈습니다.

 

이기거나 지거나 항상 담담한 태도로 미디어와 마주했던 그 모습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었다.

 

십 년 전 성남은 박종환 감독 시대가 지난 후 "르네데자이에르" 감독 체제에서 철저한 실패를 맛봤다.

한 때 K-리그를 3연패했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팀은 하위권으로 전락하며 연전연패했다.

 

1999년 9월, 김학범 감독은 고인이 된 차경복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약체' 성남과 인연을 맺는다.

지금의 강력한 성남은 그 때 당시의 눈물과 노력으로 김학범 감독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러나 그는 두 시즌동안 어떠한 우승컵도 따내지 못한 책임감을 통감하는 듯했으며, 주위에서 지적하던

이동국의 부진 역시 선수 기용 타이밍을 잘못 잡은 자신의 죄라고 주장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책임, 그로 인해 팬들을 실망시킨 책임. 김학범 감독은 그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축구계의 모든 감독들에게 책임감있는 감독의 자세를 보여준 거장의 모습은 바로 이런것이라 생각한다.

 

떠나면서도 성남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더욱더 좋은 클럽이 되었으면 한다는 뜻을 남겼다.

자신이 떠나더라도 성남이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통념적인 작별인사가 아니었다.

 

비록 깨끗이 떠나겠다며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김학범 감독의 머릿속은 그동안

함께 했던 성남으로 가득했다.

 

언젠가 국가대표 감독으로 우리앞에 다시설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