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 광 승 카 페
축 구

축구협, 올림픽 졸전 자숙은 커녕 대대적 창립행사 준비

by 안광승 2008. 8. 28.

 

 

축구협, 올림픽 졸전 자숙은 커녕 대대적 창립행사 준비

 
광고
ㆍ퇴임 앞둔 정몽준 ‘생색용’ 논란
 
 
 
ㆍ鄭회장 명예의 전당 흉상 제막식도앞당겨 갖기로
 


ㆍ축구계 “엉뚱한 이벤트에 돈 퍼부어 생뚱맞다” 비판


베이징올림픽 조별예선 탈락으로 축구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창립 75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기로 했다.

협회는 또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정몽준 회장의 흉상 제막식도 앞당겨 거행
할 예정이다.

협회가 창립행사를 규모 있게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내년 초 퇴임

하는 정몽준 회장을 위한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축구

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다음달 맞는 창립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다음달 18일 롯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식 리셉션 및 전야제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19일에는 어린이(6세 이하) 축구대잔치, 한·일 OB올스타전, 19세
이하 대표팀과 아르헨티나 19세 이하 대표팀의 평가전 등이 열린다.
 

특히 전야제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와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베어벡

전 국가대표 감독 등 국제축구계 인사 50명을 포함해 약 5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약 4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아르헨티나 평가전까지 포함
하면 7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삼현 협회 사무총장은 “FIFA를 비롯한 해외에선 대부분 25주년 단위로
성대하게 행사를 치른다”며 “우리도 그런 차원에서 75주년을 의미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축구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올림픽에서 죽을 쑨 만큼 반성하고,
조용히 있어도 시원찮을 판에 크게 의미도 없는 75주년을 대대적으로
치른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축구인은 “내가 알기론 지금까지 축구협회가 창립 기념행사를 대대적
으로 치른 전례가 없다”면서 “내년 초 퇴임하는 정몽준 회장을 위한
정치적인 행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임기가 끝나는 내년 협회장직에서 물러날 방침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 퇴임에 맞춰 크게 하는 거지”라고 말해
이 같은 시각을 사실상 인정했다.

또 다른 축구인은 “지금이 잔치판을 벌일 때냐”라고 반문하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투자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 엉뚱한 이벤트에 돈을
퍼붓는 건 생뚱맞다”고 비판했다.

협회가 정 회장의 명예의 전당 흉상 제막식을 거행하기로 한 것도 도마

에 올랐다.

정 회장은 2004년 고 김화집 선생,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 등과 함께 공헌자
부문에서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됐다.
다만 정 회장의 경우 현 회장임을 감안, 퇴임 후 헌액하기로 결정됐다.

그런데 협회가 이번 75주년을 계기로 정 회장의 흉상 제막식을 임기 중에
강행한 것이다.

가삼현 총장은 이에 대해 “이번에 명예의 전당을 이전하면서 정 회장 흉상
제막식도 앞당겨 같이하기로 했다”며 “내년에 별도로 이중 작업을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축구인은 “자기가 자신을 헌액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왜 자꾸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지 참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