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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초혼/김소월

by 안광승 2013. 6. 5.

 



        
        ★ 초 혼 / 김소월(金素月) ★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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