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치마속 몰래 촬영한 일본인 구속

 

 

한국 여성 치마 속 몰래 촬영 '원정 도촬' 일본인 구속

 

 

[중앙일보 강인식] 서울 종로경찰서는 19일 한국 여성들의 치마 속을 캠코더로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법 위반)로 일본인 K(41)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K는 16일 오후 3시10분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안에서 김모(21)씨의 치마 속을 도촬(盜撮)한 혐의다. 이상한 낌새를 챈 김씨는 남자친구(22)에게 이를 알렸고, 남자친구가 K를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K는 캠코더를 켜 놓고 손에 쥔 채 매장을 돌아다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을 발견하면 접근했다. 이후 얼굴과 전체 모습을 찍은 뒤 곁에서 책을 고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리 쪽에 캠코더를 들이대 촬영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K의 숙소를 뒤져 촬영 테이프 30여 개를 압수했다. K는 14일 입국해 3박4일간 한국을 관광한 뒤 18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는 경찰에서 "직업은 회사원이고 개인적 호기심에서 촬영했다"며 "사흘 동안 신촌 길거리와 광화문에서 모두 100여 명의 한국 여성을 도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 여성의 수가 많고, 촬영 수법이 전문적인 점으로 미뤄 K가 일본 포르노물 성인 비디오(AV) 제작자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에선 여성 치마 속을 도촬하는 포르노물을 '업스커트(upskirt)'라 부르며 따로 장르를 형성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 성인 비디오 업계에선 보통 가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 대사관에 문의해 봐도 K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카메라나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강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