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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광 승 카 페
쫌,수준있는거

조선왕조 마지막 탈상

by 안광승 2007. 7. 14.

 

16일 창덕궁 낙선재서 조선왕조 ‘마지막 탈상’

 

 

조선의 궁궐 예법에 따라 치르는 마지막 탈상(脫喪) 행사가 오는 16일 오전 11시 창덕궁 낙선재에서 열린다.

조선 왕실의 마지막 황세손(皇世孫) 이구(李玖·1931~2005)씨의 삼년상이 끝남을 알리는 대상제(大祥祭)이다. 황세손은 2005년 7월 16일 그가 태어난 도쿄 아카사카 프린스호텔(영친왕궁 터)에서 운명했다. 광복 뒤 궁궐에서 치른 조선 왕실의 장례는 순정효황후(순종의 황후), 고종의 아들로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과 그의 부인 이방자여사, 고종의 딸 덕혜옹주, 그리고 이구씨의 사망 때였다. 모두 창덕궁에서 치러졌다.
 



▲ 16일 오전, 조선왕실 예법에 따른 마지막 탈상이 치러지는 창덕궁 낙선재. /신형준 기자

그러나 조선 왕실의 공식 적통(嫡統)인 이구씨의 삼년상까지 마침에 따라, 앞으로 궁궐에서 조선 왕실 장례와 관련한 행사가 치러질 일은 없다.



조선 군대가 강제 해산되고, 마지막 황세손의 ‘친할아버지’였던 고종이 강제 퇴위되던 1907년으로부터 딱 100년이 지나 조선 왕실의 마지막 상례(喪禮)가 거행되는 것이다. 전주리씨대동종약원(이사장 이환의)이 주관하는 대상제는, 결혼이나 장례 등에 대한 예법 절차를 기록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기록한 대로 치른다. 마지막 탈상을 기리는 ‘이벤트’는 준비되지 않았다. 종약원 전례(典禮)이사 이기전씨는 “조선 왕실의 마지막 삼년상이라 더욱 안타깝지만 옛 기록에 적힌 대로만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헌관(初獻官·나라의 제사에서 첫 잔을 올리는 사람)은 이구씨의 사망 직후 종약원에서 황사손(皇嗣孫)으로 결정한 이원(45)씨가 맡는다.

종약원은 마지막 황세손의 영결식(2005년 7월 24일)을 마친 이후부터 곡을 그쳐도 된다는 졸곡제(卒哭祭)를 하기 직전 100일 동안 이구씨의 영정을 모신 창덕궁 낙선재에서 아침 저녁으로 음식을 올렸다(상식·上食). 이후부터는 매달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맞춰 아침 식사를 올렸다.

음식 준비는 종친회 소속 부인회 회원으로 종묘대제나 사직대제 때도 음식 준비를 했던 이복례씨와 엄윤자씨가 맡았다. 이들은 오전 7시까지 창덕궁 앞 종약원 지하식당에 출근해서 음식을 조리한 뒤 낙선재로 날랐다. 이씨는 “불쌍하게 살다가 돌아가신 분이어서 졸곡을 하기 전까지는 그분이 좋아하시던 삼계탕과 샌드위치, 홍어찜 등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종약원측은 낙선재 마당에 분향소를 마련해 오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그리고 16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