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 까치.김정선
돌아보면 참 기막힌 일이었다
아프고 쓰린 기억 하나 없는 사람 어디 있을까만
작은 탐욕으로부터 비켜나지 못한 징벌이라고 하기엔
산천경계 넘나드는 몸부림치곤 지독한 몸부림이었다
이별의 나락, 천근만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수고로운 짐 그 무게가 이만이나 했을까
돌아보면 기막힌 사연들 많은 세상에서
천하에 미운털 박힌 자 나만이 아닐진대
아픔이라고 어디 아리고 쓰린 기억뿐이었으랴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가슴 한켠 쓸쓸한 바람으로 헐벗긴 마찬가지라 해도
보내는 사람은 갇혀버린 못물로
썩는 한세월 견디면 그만이겠지만
뒤돌아보면 화석 될까 차마 모진 마음으로
쏜살같이 떠나는 사람 마음은 오죽했으랴
돌아보면 갇힌 못물도 세월 앞에 넘치고
인생 만사 흘러 흘러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만
별을 헤는 추억 하나와 서로 잘되라는 소망 하나와
너를 위한 내 마지막 기도가 익어갈 때쯤
아, 입가에 번지는 해맑은 미소의 여운은 남는 것
돌아보면
돌아보면 말이다
*** 늘 고은 친구가 되고픈 봉황덕룡 ***
Butterfly / Paul Mauriat 연주